우리집 세 냥이
본격적으로 반려묘 키우기에 대한 정보들을 공유하기 전에 우리집 냥이들을 소개할까 한다. 세 반려묘와 함께 살고 있고 모두 코리안숏헤어이다. 잔병치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세 녀석 다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첫째, 도니
먼저 첫째 도니이다. 도니는 2010년생이다. 처음 만났을 당시 2~3개월 가량 된 캣유딩?캣초딩? 이었다. 역앞에서 어떤 할머니가 새끼 고양이들을 한 양파망에 담아 팔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었었다. 마음 같아선 다 그 양파망 속에서 구출해주고 싶었다. 그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본 것을 이야기 했다. 그러자 남편은 잠깐의 고민도 없이 바로 데려오라고 그랬다. 그 당시 어렸었고, 무모했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건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결정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나는 우리집에서 엄마가 델꼬온 고양이 두마리를 키우고 있었고(지금까지 친정에서 건강하게 살고 있음)고양이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 생초보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우여곡절도 있었다. 반려동물을 데려올땐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남편과의 통화를 끊고 그 할머니에게서 도니를 데려오게 되었다. 단돈 3만원에. 도니는 완전 야생 길고양이였다. 사람의 손길을 타보지 않은 것럼 작은 새끼 고양이였지만 사나웠고 남편의 그 당시 살던 자취방에서 가만히 있질 못하고 벽을 타고 날라다녔었다 ㅋㅋㅋ 그렇게 낮에는 자기 몸에 손을 못대게 했었는데, 밤에 자려고 누우니 내가 잠든 줄 알았는지 갑자기 조심스럽게 내 배 위에 올라오더니 골골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실눈을 뜨고 그 모습을 봤었는데, 너무 귀여웠었다. 그렇게 도니는 우리와 함께 10년동안 함께하고 있다. 지금은 세상 개냥이에 수다쟁이이다. 가끔씩 사람같기도 하다. ㅋㅋ
둘째, 말이
둘째 말이는 외동묘였던 도니가 분리불안을 겪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서 둘째를 들여야 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었던 찰나, 애견샵 거리를 지나다가 내부가 아닌 외부 철창에 가둬놓고 팔고 있는 모습을 보고 데려왔었다. 막내 심바도 샵에서 데려왔는데 그 당시에는애견샵이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지 몰랐었다. 애견샵과 개공장, 고양이공장에 대한 행태가 고발되고 얼마나 잔인하게 반려동물들을 다루는지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더이상 애견샵에서 무언가를 사지 않는다. 애견샵을 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닐것이다.
말이도 2010년생이고 데려올 당시 1개월 가량 되보였다. 불면 날아갈 것처럼 여리여리하고 말랐었는데, 지금은 아주 튼실해졌다. 도니가 수다쟁이라면 말이는 우직한 스타일이다. 집사 옆에 붙어있는 걸 좋아하는 도니와 심바와 달리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것을 좋아하지만 애교도 부릴줄 아는 사랑스런 반려묘이다.
말이는 고등어태비에 아이라인이 있어 사진을 찍으면 특히 잘나온다. 사진빨을 잘받는달까? ㅎㅎ 이목구비 뚜렷하게 예쁘게 잘나온다 ㅎㅎ
셋째, 심바
셋째 심바는 부산 여행을 갔다가 자갈치시장의 한 가게에서 데려오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가게 외부 철창에 다른 형제들과 함께 있었다. 말이도 그렇고 심바도 그렇고 남편이 강력하게 주장해서 데려오게 되었었다. 심바는 첫 만남부터 너무나도 천사같았다. 케이지 속에 있을때는 쌔근쌔근 자다가 케이지 지퍼를 살짝 열면 골골송을 부르며 우리 손에 부비부비를 했다. 그렇게 택시 안에서도 해운대와 광안리를 걸어다닐때도 조용했었는데, KTX 기차 안에서는 울음보가 터졌었다. 배고파서 그런가 하고 급하게 캔을 따줘도 울었다.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될까봐(앞자리 여성분이 째려보기도 함ㅜㅠ) 나는 결국 심바를 델꼬 화장실쪽 칸에 가있었다. 근데 거짓말처럼 다시 잠들었다. ㅋㅋㅋㅋ 안으로 델꼬 들어가면 또 울까봐 심바와 바깥에서 대전에 도착할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심바는 2011년생 치즈냥이다. 세 냥이 중 제일 애교가 많은 개냥이이다. 수다쟁이에 애교도 많아서 예뻐할 수 밖에 없는 막내이다. 처음 남편 자취방에 데리고 갔을때도 금방 적응했었다. 도니는 말이가 왔을때도 심바가 왔을때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근데 말이는 하악질을 하며 구석으로 도망쳤었다. 덩치는 산만한게 캣초딩 심바를 보고 겁을 먹었었나?ㅋㅋㅋㅋ 그렇지만 다행히 말이도 잘 적응해서 그 누구보다 심바를 예뻐해준다. 심바의 세수는 말이가 책임질 정도다. 어찌나 그루밍을 열심히 해주는지 보고 있으면 엄마냥이가 새끼 냥이를 닦아주는거 같다. ㅋㅋㅋ
심바도 코숏이지만 아비시니안스러운 자태도 가지고 있다. 심바 유전자에 아비시니안의 DNA도 섞인건 아닐까 의심스럽다. 이렇게 우리집 세 냥이에 대한 소개글을 쭉 쓰다 보니 옛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줘서 그것만으로도 대견하다. 앞으로도 쭉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도니, 말이, 심바~♥